#금융시장의 포식자들
- 저자 장지웅 님 -
이 책은 금융시장에서 오랫동안 자산운용, 창업투자, 벤처캐피털, 기업 인수합병을 해온 전문가가 담백하고 냉철하게 주식시장의 원리를 포식자와 피식자(먹히는 자)의 관점에서 분석하며 쓴 책이다. 유익한 내용이 많아서 리뷰를 한다. 크게 5장으로 구분되어 있다.
1장 첫 번째 포식자, 대기업
대기업이 왜 자본 시장에서 소액 주주들을 농락하고 대주주만을 위한 선택들을 하는지에 대해서 설명한다. 아주 단순하고 지극히 원칙적인 내용이지만 이에 대해 정의감에 불타서 비판만 하는 사람들이 한번 쯤 볼 만한 의견이다. 삼성의 승계를 위한 불법 행위들(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SK가 하이닉스를 어떻게 인수하고 성장시켜왔는지, 전문 경영인과 대주주 경영인(오너경영인이라고 표현하진 않겠다)의 입장의 차이점 등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있다.
요점은 전문 경영인은 단기간, 자신의 연봉과 커리어를 위주로 경영활동을 하게 되고 대주주 경영인은 과감한 베팅이나 신사업에 역량을 더 집중할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저자는 보통 사람들 보다는 좀 더 힘있는 자(포식자)의 시각에서 금융 시장을 설명하고 있다. 현실적인 이야기라 공감이 된다.
부산의 엘시티를 바라보며 가난한 사람은 저렇게 불법과 비리가 넘치는데 조사와 처벌이 되지 않는가를 말하고 부자들은 다시는 허가나기 힘든 여건의 영구 조망과 가치를 가진 엘시티를 과감히 매수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부산의 권력자와 가진자들이 많이 분양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현 부산 시장도 2채를 분양받았다고 하는 것을 뉴스에서 본적이 있다)
회사의 비리인 분식회계에 대해서도 대주주 경영인들이 마지막으로 회사를 살리기 위한 행위라고 좋게 표현하고 있다. 이 부분은 나와 조금 다름 시각인데 그렇게 보는 나름의 합리적인 이유들도 있다고 여겨진다.
2장 포식자 행세하는 피식자, 노조
2장에서는 노조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룬다. 주식 투자자로서는 어느 정도 공감이 되는 내용이다. 대체 가능한 인력일수록 노조 활동에 목을 맨다는 점. 애플, 테슬라, 구글 등의 혁신 기업은 노조가 활동하기 힘든 이유, 번성했던 도요타가 조금씩 몰락해가는 이유를 CEO의 마인드로부터 분석한다. 맞는 말이 많다. 투자자는 열심히 모은 자산을 투자하고 회사와 함께 하지만(단타 트레이더 제외) 노조는 착실히 제 밥 그릇만 챙긴다. 회사가 미래를 위한 좋은 결정을 하려해도 그것이 자신에게 손해가 될 것 같으면 결사투쟁을 외치며 반대한다. 자신의 일자리를 자녀들에게 상속하려 하고 고연봉의 근로자들이 충분한 정년을 더 연장하려고 집단 행동을 하는 것이 나도 좋지는 않게 보인다. 노조가 없거나 약한 산업은 대체 불가한 미래 산업이라는 점에 공감한다.
미국의 위대한 대통령으로 알려진 링컨은 실제로 노예를 해방할 생각이 없었다는 역사적 팩트를 재밌게 설명하기도 한다. 실제로 링컨은 남북전쟁을 승리하여 미국을 통일하고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자신이 본래 가졌던 생각과는 다르게 노예를 해방하였다.
3장 두 번째 포식자, 기관
늘 단타를 치는 기관들이 왜 밖에서는 개인에게 장기 투자를 추천할까? 로 부터 시작한다. 맞는 말이다. 기관투자자들은 철저히 이기적이고 비도덕적이다. 왜냐하면 기업의 제 1목표는 이윤 추구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들 개개인도 가정으로 돌아가면 평범하고 도덕적인 사람들일 것이다.
포식자인 기관들은 개인투자자들이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매동향을 보고 매매하는 것을 착안하여 허수의 외국인 매매를 만들기도 하며 외국인을 가장한 세력의 주가 부양과 물량 넘기기는 아래의 순서로 진행된다.
외국인 순매수 유입을 통해 주가를 7%이상 상승시킨다 -> 영업이익 적자는 늘었는데 매출이 증가했다고 공시하여 상한가를 형성한다 ->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공시가 나온다 -> 투자자별 매매 동향에 대형 외국인 증권사가 매수창구 상위로 등장한다.
이런 흔적이 보이면 외국인 순매수가 유입될 때 매수했다가 유상증자 이후 추가 공시 시점, 혹은 급등 전 주가에서 2배에 이르는 가격대, 투자경고 종목 지정예고 공시가 나올 때가 보통 매도 타이밍이다. 테마주는 특히 타이밍을 잘 맞춰야 한다. 그리고 세력의 욕망은 공시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차트나 기사로 파악할 때에는 이미 한 발 늦다.
덧붙여서 ESG는 미래가 아니라 지독한 이기주의에서 나온 산물이라는 점을 설명해준다. 폭스바겐이 왜 친환경차를 주도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잘아는 사람이라면 공감이 될 것 이다. 유럽이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적당한 이유인 탄소국경세를 도입하고 RE100을 외치는 것을 보면 이러한 내용이 더욱 공감이 간다. 실제로 EU는 환경과 정치를 이유로 중국을 규제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 가장 큰 교역국이 중국이란 점도 모순이다.
4장 세 번째 포식자, 글로벌 기업
테슬라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CEO 일론 머스크는 수시로 돌발적인 발언을 해왔다. 저자는 그를 '테슬라교 교주'라고 칭하는데 이는 투자자들에게 믿음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헌금(투자금)을 용이하게 얻기 위해서라고 지적한다. 테슬라가 고속 성장을 해왔고 현재 자동차 회사들 중에서 독보적인 시총 1위지만 오랜 자동차 제조사들도 이를 모르고 있지 않고 점점 트렌드에 맞게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물론 테슬라 주가는 위성 통신, 태양광 사업 등의 다른 사업도 연관이 있다)
테슬라는 노조없이 성공했지만 그렇게 때문에 다른 경쟁자들에게 견제도 받고 있고 사회 경제 측면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점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노동자가 다른 자동차회사들 보다 적다) 너무 테슬라를 신격화하지 말라는 것이다. 당장 미국 국내에서 포드와 GM의 맹추격을 견제해야 하는 입장이다.
그리고 애플은 왜 자동차 산업에 진출하려 할까? 모바일과 컨텐츠 시장이 더욱 시장도 크고 확장성도 넓은데.. 이유는 자동차는 앞으로 모바일과 컨텐츠 산업이 총체적으로 연결되는 중요한 복합 공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움직이는 영화관, 음악감상실이자 사교의 장이 될 수 있다.
아마존은 이제 내려갈 일만 남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아마존 투자자에게는 듣기 싫은 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도 어느정도 공감이 가는 이야기이다. 프라임 배송 서비스로 미국을 휩쓸었던 아마존은 클라우드 산업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아마존은 성장하는 기업이지만 노동자에 대한 열악한 근로 환경과 노동 집약적 산업이 메인이라는 단점이 있다. 쿠팡과도 비슷한 점이 많다. (실제로 쿠팡이 아마존을 많이 따라하고 있는 것 같다)
5장 네 번째 포식자, 이웃나라 일본과 중국
4장에서는 일본과 중국의 역사를 바탕으로 저자의 생각을 서술하고 있다. 일본의 지금 청년들이 왜 무기력하고 정치인들은 당연시여기며 지역구를 세습하고 있고 일본인들이 차는 경차를 주로 소유하고 있는지 등 우리 한국사람들이 가득한 열정과 괴리감 있는 일본의 현 사회를 이야기 해준다. 맞는 말이다. 일본이 우리나라의 10년 후 미래라는 말에 나는 동감하지 않는다. 우리가 정치와 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행동한다면 우리나라는 일본처럼 무기력하고 안주하는 나라가 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일본은 투표율도 50% 이하이고 사회 시스템이 너무 구식이고 정체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을 조금이라도 제대로 아는 사람이라면 이 말에 공감할 것이다. 나도 동감한다. 일본은 미래가 없고 한국은 아직은 일본처럼 되지 않을 수 있다는 희망이 남아 있다. 또한 저자는 2023년이나 2024년 경에는 일본이 더 버티지 못하고 자산 시장부터 몰락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절대 일본에는 투자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의 거대 IT 기업 알리바바의 마윈은 쇼핑몰과 핀테크를 넘어서서 방대한 고객 자료를 바탕으로 대출 금융 사업을 추진하다가 공산당에게 미운털이 박혀서 밀려났다고 한다. 2021년 갑자기 당국의 각종 규제로 조용히 물러났던 마윈 회장은 중국 공산당 정치의 무서움을 말해 준다. 사교육 규제, 청소년들의 게임 시간 규제 등 예상할 수 없는 당국의 규제와 관리는 기업활동에 치명적이다. 그렇기에 중국 투자는 많은 리스크를 감안해야 한다.
그리고 중국의 문화대혁명과 이후 지금까지의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적인 현상을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과에 관계에 대한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다. 앞으로 G2 국가인 중국이 중진국을 넘어서서 선진국으로 도약할 것 인가? 미국과 패권을 다투는 거대 강국으로 자리매김할 것인가? 아니면 사회주의의 둘레에 갇혀서 서서히 주저앉을것인가? 헝다 사태로 본 부동산 경제의 단면과 수억명에 달하는 빈곤층과 2000년대생들의 자신감이 뒤섞여있는 중국의 미래가 나도 궁금하다..
내 개인적인 견해로는 이 책은 약 300 페이지 밖에 되지 않지만 보통의 경제 서적 10권을 읽는 분량 만큼의 깊이가 담겨있는 것 같다. 수백시간 뉴스를 보고 들은 것 보다 많고 중요한 내용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 경제에 관심이 있고 시간이 있는 사람들은 꼭 한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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